본문 바로가기
**산행 사진**/산책

봄비

by 이동행 2017. 3. 31.





봄비에게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이해인


봄비, 꽃비, 초록비

노래로 내리는 비

우산도 쓰지 않고

너를 보러 나왔는데

그렇게 살짝 나를 비켜 가면 어떻게 하니


그렇게 가만 가만 속삭이면 어떻게 하니

늘 그리운 어릴 적 친구처럼

얘, 나는 너를 좋아한단다


조금씩 욕심이 쌓여

삐딱하고 딱딱해진

내 마음을

오늘은 더욱 보드랍게 적셔주렴


마음 설레며

감동할 줄 모르며

화난 듯 웃지 않는

심각한 사람들도

살짝 간지려 웃겨주렴


조금씩 내리지만

깊은 말 하는 너를

나는 무척 좋아한단다


얘, 나도 너처럼

많은 이를 촉촉히 적시는

조용한 노래를 부르는

봄비가 되고 싶단다









2017. 3. 31.



'**산행 사진** > 산책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새벽풍경   (0) 2017.04.07
진달래 산책길   (0) 2017.04.06
창포원 산책  (0) 2017.03.29
저녁빛   (0) 2017.03.22
아침 햇살   (0) 2017.03.16